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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보/후기

너무 열받는 중고 스쿠터 구매 후기 나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를 (바튜매, 베스파)

by 꼬꼬북이 2023. 11. 24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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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여름 출근을 하면서 느꼈다.

 

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하다가 내 영혼이 다 빠져 나갈 것만 같다.

 

 

더운 날에 버스 문이 열리기 전 안에 사람들이 가득 있는 걸 봤을 때,

장마철에 가득 있는 사람들의 우산이 내 옷에 스쳐 내 옷이 젖을 때,

버스 놓쳐서 9분 뒤에 도착 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,

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다 더워 죽을 것 같을 때,

지하철 호다닥 내려갔더니 지하철 문 닫히고 있을 때,

내 가방이 너무 무거울 때 등

 

여기 적지 못한 힘든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.

 

그래 스쿠터 하나 사자.

 

 

연비가 좋고 꾸미는 맛이 있다는 슈퍼커브125

vs

감성, 귀여움 끝판왕 베스파

 

처음부터 구매 직전까지 슈퍼커브를 생각했지만

기어 변속 할 때마다 발 조작 해야 하는 게 번거로울 것 같아

땡기기만 하면 가는 베스파로 결정하고

 

바튜매를 며칠 내내 봤다.

 

그러던 중 정말 괜찮은 매물을 봤다.

 

베스파lx125 21년식 1만키로 190만원

 

스쿠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그저 며칠 검색한 결과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해

바로 예약금을 걸고 다음날 서울의 한 바이크샵으로 갔다. (바이크샵이라고 해야할지 정비 업체라고 해야할지)

 

중고 카페에 올라온 매물인데도 불구하고 개인 간 거래가 아닌 바이크 정비 업체에서 판매하는 매물이었다.

내가 사려고 한 베스파 외에도 판매하는 다른 오토바이들이 많았다.

 

그리고 자기들은 이 가게 이름을 끼고 거래를 하는 거라 뭐 다 믿고 거래 해도 된다고 했다.

 

그래서 철썩같이 믿었다. 이런 가게에서 구매를 하는 거니.

 

나는 바이크를 보고 바로 잔금 이체 하고 오토바이를 가져왔다.

 

그리고 가져온 기념으로 사진도 여러장 찍었다. (안 찍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.)

 

 

 

 

 

 

나의 첫 베스파였다.

 

저 스티커도 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아무 것도 모르고 혼자 오토바이를 사러 갔던 바보였던 나의 첫 베스파.

 

 

제대로 베스파를 꾸며보고 어떻게 관리할지 정보 공유도 할 겸 베스파 카페에 가입했다.

 

그런데 그제서야 안 것이다.

 

베스파는 마스터키와 스페어키 총 2개의 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.

 

마스터 키(브라운 키)는 스페어키(블루 키)를 잃어버렸을 때 손쉽게 키를 복사할 수 있는 키다.

 

만약 마스터 키가 없다면 키 박스를 전부 교체 해야 해서 4~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.

 

나는 마스터 키가 없다는 점을 감안 하겠냐는 말도 듣지 못했다. 그냥 블루 키 하나 받고 왔다.

 

그냥 아무 것도 모르고 구매한 내가 잘못이다 하고 넘어가려 했다.

 

 

 

 

 

그런데 문득 스티커가 눈에 들어와 스티커를 떼어봤다.

 

 

 

 

반대편도 기스가 있지만 이 부분이 너무 큰 충격이라 찍을 생각도 못 했다.

 

분명 넘어진 적도 없고 쓸린 적도 없는 상태 정말 좋은 스쿠터라는 설명글까지 있었고 그 바이크샵에 가서도 그런 얘기를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었었다. 

 

그런데 스티커를 떼니 이게 무슨 일인고.

 

순간 분노를 참을 수가 없어 카톡으로 동영상을 보냈다.

(스티커를 떼어보기 전 느낌이 쎄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스티커를 뗐다.)

 

카톡을 보내니 판매자가 하는 말

 

판매자: 저희도 몰랐던 건데??

 

어이가 없었다.

 

판매자: 스티커가 베스파에 원래 그렇게 붙어서 나오는 건 줄 알고 떼어볼 생각은 안 했다. 난 그냥 1대 차주한테 매입한 스쿠터를 그대로 판매하는 거다.

 

이런식의 답변만 왔다.

 

그러다 한번 더 충격

 

판매자: oo씨 그럼 그거 그냥 그 상태로 문제 없는 바이크라고 하고 바튜매에 올려요 제 번호로 해서. 그럼 판매는 제가 할게요.

나: 그럼 저까지 사기에 동조 하는 거잖아요..

판매자: 아니예요 일단 가게 오게 하면, 혹시 그 때 기스 발견 하더라도 가게 직접 와서 물건 보면 대부분은 그냥 사가요.

나: 그렇게 하기는 좀 그런 것 같아요..

 

이런식의 대화가 오갔다.

휘말렸다가는 나까지 문제가 생길 뻔 했다.

 

나는 환불을 요구 했고 그 요구는 절대 받아지질 않았다.

 

내일 경찰서 가서 사기 접수 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란다.

 

 

다음날

 

 

그렇게 사기 접수 하러 가기 전에 

판매자가 또 귀에 딱지가 생길 때까지 말 했던

 

"지금 구매자님이 2대 차주예요. 2대 차주까지면 진짜 깔끔하고 좋은 거예요"

이 말이 생각났다.

 

나도 그렇게 생각했다. 2번째 차주면 좋지~!

 

그런데 문득 쎄해서 구청에 방문해서 이전 소유주들을 조회해봤다.

 

또 거짓말이었다.

 

나는 5번째 차주였다. 

 

자꾸 뭐가 쌓이고 쌓이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.

 

소유주 기록 서류, 카톡 대화 내용, 오토바이 사진, 이체 기록 등 모든 걸 출력해서 경찰서로 갔다.

 

담당 수사관님이 이 정도면 너무 심각하다. 그래도 접수 하기 전에 판매자랑 합의 전화를 한 번 해보겠냐고 해서

 

잠시 나와 전화를 했다.

 

판매자: 환불은 절대 안 돼요~ 엔진에 문제 있는 거 아니면 환불은 안 되지~

나: 기스가 이렇게 심한데 어떻게 제가 그냥 넘어가요.

판매자: 그럼 도색 비용만 20만원 줄 테니까 그냥 넘어가요.

나: 이거 도색 하는 데 20만원 훨씬 넘게 들어요. 그리고 도색 비용 전체를 해준다고 해도 안 돼요. 그냥 환불 해주세요. 환불 안 되면 경찰서에서 바로 사기 접수 할게요.

판매자: 그렇게 하세요~

 

뻔뻔한 태도에 화가 너무 났다.

 

 

수사관님께 가서 소용 없다고 하니 직접 전화를 해보겠다고 했다.

 

통화 1분 만에 나를 바꿔달라고 한다. 판매자가.

 

판매자: 아니 그렇다고 진짜 경찰서를 가요? 뭐 어떻게 하고 싶은데

나: 환불을 해달라고요.

판매자: 하.. 그럼 그냥 170만 줄게요. 구매하고 나서 며칠 탄 거도 있잖아요.

 (나는 싫다. 판매자는 170만 받아라 이런 대화가 계속 오가다가)

나: 알겠어요 그럼 170만 주세요. 오토바이는 방금 폐지 해서 지금 운행할 수가 없어요. 여기 오셔서 환불 거래 하시고 용달로 가져가시죠.

판매자: 나한테 명령해요 지금?

나: 명령이 아니라 운행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해요 그러면

판매자: 그건 그쪽이 알아서 하세요.

 

대충 이런 식으로 대화가 끝났다.

 

결국 내 돈 9만원을 내고 용달로 오토바이를 보냈다.

 

수사관님이 혹시 합의 불발 되면 서류 가지고 다시 와서 접수하면 된다고 알려주셨다.

 

 

 

 

오토바이를 용달로 보낸 후

 

 

불안했는데 역시나

 

전화가 와서

 

판매자: oo씨 혹시 넘어졌어요? 머플러쪽에 기스가 너무 심하네.

나: 운행을 30km도 안 했고 넘어진 적도 없어요.

판매자: 이건 우리가 못 봤던 기슨데 너무 심하네. 한 20만원은 더 까야겠는데.

 

 

내가 가져온 날 찍은 사진이 있어서 그걸 그대로 다 보냈다.

판매 게시글에 올라온 사진이랑 비교를 하려니 사진엔 그 부분이 나오지가 않는다.

 

내가 저거 가져온 당일날 찍은 사진이라고 얘기를 하니까

 

판매자: 아 그럼 이게 뭐지~ oo씨가 안 넘어졌어도 운전 하다가 돌이 튀어서 긁힐 수가 있어요~

 

 

그래서 그냥 오토바이 용달로 다시 나한테 보내라고 했다.

다시 경찰서 가서 아까 그대로 접수할 테니.

 

 

판매자: 아니 oo씨 자꾸 경찰 껴서 뭘 해결하려고 하지마요 내가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는데 인간관계라는 게 경찰로 이렇게 다 해결 되고 그러는 게 아니예요. 나도 경찰서 자주 들락 거려봐서 아는데 !@#@#어쩌구 저쩌구

 

 

나: 예 알겠어요 170만원 보내주세요.

 

판매자: 아니 나도 요즘 힘든데 10만원만  더 깎아주면 안 돼요?

 

이런다. 무슨 동대문 시장 흥정도 아니고.

그리고 심지어 190만원에서 내가 20만원 덜 받고 환불 하기로 한 상태인데 더 깎아달라는 말이다.

그리고 용달비도 내가 9만원 온전히 다 낸 상황.

 

나:  안 돼요.

 

판매자: 아oo씨 단호하시네~ 그럼 어떻게 5만원 만이라도 좀~

 

진짜 이런 말을 5분 내내 해서 너무 지겨워서 그냥 165만 보내라고 했다.

그랬더니

아 이게 먹히는구나 싶었는지

 

판매자: 아 근데 진짜 160만원 안 돼요?

 

나: 안 돼요 진짜

 

그리고 충격적인 말도 한마디 더 들었다.

 

판매자: oo씨 우리 가게가 착한 거예요. 막상 우리가 환불 해준다고 하고 한달에 1~2만원씩만 보내도 아무 문제 없어요. 그 땐 경찰서 가도 뭐 아무 것도 못 해요~

 

 

이런 협박성 말을 듣다가 결국 165만원만 돌려받았다.

 

 

결과적으로 나는 25만원 + 용달비 9만원 34만원을 손해보고

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.

 

참고로 오토바이 같은 고가의 물건은, 특히 중고 거래 할 때

판매자는 중대한 하자를 고지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.

 

나는 기스에 대한 것도, 마스터 키 부존재에 대한 것도 전혀 못 들었다.

그저 너무 좋은 매물이라는 말만 계속 들었다.

 

이 기간 동안 난 계속 자기비하에 빠졌다.

 

왜 더 알아보고 갈 생각을 못 했을까, 스티커를 왜 의심해보지 않았지?, 난 왜 이렇게 바보 같나.

 

그치만 지금은 아니다. 

 

그냥 똥 밟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.

 

혹시 이 글을 읽는, 스쿠터를 중고로 처음 구매 하려는 분들은 꼼꼼하게 알아보고 가셨으면 한다.

'중검단' 이라는 중고 스쿠터 구매시 옆에서 꼼꼼하게 체크해주는 업체도 있다고 하니 알아보셨으면 한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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